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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의 어린시절 트라우마… 남아 비만 위험 높인다
브라질 연구팀, 저소득층 산모와 자녀 352쌍 추적 연구
산모의 아동기 역경, 남아 체중 증가 속도 영향
과체중 위험 신호, 조기 개입 필요성 시사
임신 중 산모의 스트레스가 아이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산모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출산 후 자녀의 신체 발달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번 연구는 그 영향이 자녀의 성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브라질 상파울루 연방대학과 미국 컬럼비아 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브라질 남부 저소득층 가정의 산모와 생후 2개월 미만의 신생아 352쌍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산모들은 출산 직후 병원에서 아동기 외상 경험(aces: adverse childhood experiences) 여부에 대한 설문에 응했으며, 신생아의 신체 계측은 출생 시점과 생후 약 8주 시점에 각각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출생 후 60일간의 체중 증가 속도가 분석되었다.
산모의 aces 점수는 정서적 학대, 신체적 방임, 가정 내 중독 문제, 성적 학대 등 10가지 항목을 기반으로 평가되었으며, 경험 유무에 따라 0~10점으로 산정되었다. 그 결과, aces 점수가 높을수록 남자아이의 체중 증가 속도가 유의하게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루 평균 체중 증가량은 점수 1점 증가당 약 1.82g 늘었으며, 이는 여자아이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성별 차이를 설명하는 생리적 기전으로 태아기 스트레스 노출에 대한 남아의 높은 민감도를 제시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남아는 태내 환경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어머니의 트라우마가 hpa 축(hypothalamus–pituitary–adrenal axis) 활성이나 태반 기능에 영향을 줄 경우, 남아의 대사 조절 시스템에 장기적인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해석이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안드레아 파롤린 자코브스키 박사(andrea p. jackowski)는 "여성의 아동기 외상이 단지 개인의 정신 건강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자녀의 대사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신 전후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라며, "트라우마 경험은 코르티솔 분비, 뇌 발달, 성별에 따른 태내 반응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sex-specific association between maternal childhood adversities and offspring's weight gain in a brazilian cohort, 브라질 집단에서 모성 유년기 역경과 자녀 체중 증가 간의 성별별 연관성)는 지난 1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