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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스파이크, 인슐린 저항성 대체 뭐길래?"... 당뇨병은 이렇게 시작된다 ①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근본 원인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의 문제에서 시작된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어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혈당이 조절되지 않고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런 혈당 조절 문제와 인슐린의 작용 과정 등을 설명하기 위해 '혈당 스파이크', '인슐린 저항성' 등 다양한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대체 당뇨병에서 이런 작용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길래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일까. 내분비내과 이다영 교수(고려대학교 안산병원)와 함께 이런 용어들이 가지는 의미, 당뇨병 발병 원인과 증상, 치료의 골든타임까지 자세히 알아본다.

인슐린, 혈당을 조절하는 '열쇠' 호르몬
당뇨병을 이해하기 위해선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이해해야 한다.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호르몬이다.

인슐린은 식사 후 혈당이 상승하면 이를 조절하기 위해 분비된다. 이후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운반되어 세포 표면의 인슐린 수용체에 결합하게 된다. 이다영 교수는 "이 과정은 마치 열쇠(인슐린)가 자물쇠(수용체)를 여는 것과 같다"며, "혈액의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여는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이후 혈액을 타고 흐르던 포도당은 인슐린이 열어준 통로를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거나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된다. 이렇게 포도당이 다양하게 사용되면서 혈액 속 포도당 농도, 즉 혈당이 조절되는 것이다.

혈당 조절 이외에도 인슐린의 역할은 다양하다. 이 교수는 "인슐린은 간에서 포도당 생산을 억제하고, 근육과 지방조직에서는 포도당 흡수를 촉진하며, 단백질 합성 및 지방 저장을 촉진하는 등 전신 대사를 조절하는 핵심 호르몬"이라고 설명했다.

당뇨의 시작, '인슐린 저항성'… 자물쇠가 고장 난 상태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어도 세포가 인슐린의 신호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다영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은 쉽게 말해 자물쇠가 고장 난 상태로, 열쇠가 있어도 문이 잘 열리지 않는 상황과 비슷하다"며 "포도당의 통로를 여는 열쇠, 인슐린이 분비되어 수용체와 결합해도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혈당이 높게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도 초기 단계에서는 췌장이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여 인슐린 작용이 불완전한 것을 보상한다. 이를 '고인슐린혈증' 상태라고 한다. 혈당은 정상 범위를 유지해 큰 이상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췌장은 과부하 상태로 일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췌장도 지친다. 결국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도 감소하게 되고, 혈액 속 포도당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면서, 혈당은 계속 높게 유지된다. 당뇨병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의 주요 원인은 복부 비만(특히 내장지방), 운동 부족, 고지방·고당분 식이, 만성 염증,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혈당 스파이크', 식후 졸음 원인?... 저혈당, 피로감 동반 시 검사 필요
혈당 스파이크는 식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했다가 빠르게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혈당 그래프가 마치 뾰족한 못(spike)처럼 급격히 올라갔다 내려오는 모양을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다영 교수는 "정제된 탄수화물이나 단순당을 섭취하면 포도당이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이 급상승하고, 췌장에서 많은 양의 인슐린을 갑자기 분비한다. 이후에는 과도한 인슐린으로 인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복적인 혈당 스파이크로 혈당의 변동폭이 커지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에 부담을 주고, 혈관의 내피세포에 손상을 유발하여 혈관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결국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켜 장기적으로 췌장 기능 저하와 당뇨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식후 졸음이 오는 것도 혈당 스파이크와 관련이 있다. 정상적인 식후 졸음은 소화를 위해 혈액이 위장관으로 몰리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고, 식사 자체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이완 상태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혈당 스파이크가 발생할 때는 식후 급격한 혈당 상승 이후 혈당이 급격히 하락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이 과정에서 뇌로 가는 포도당 공급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고, 인슐린이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 대사에 영향을 주어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과도하게 심한 졸음이 반복되거나 매 식사 후 반복적인 극심한 피로감이 동반되는 경우, 다른 저혈당 증상(식은땀, 떨림, 불안감)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놓쳐선 안 될 당뇨 예방의 '골든타임'… '당뇨 전단계'
당뇨병은 이런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만성적으로 혈당이 높게 유지되는 대사 질환을 말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상실, 만성 신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은 흔히 1형과 2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1형 당뇨병은 자가면역 반응으로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어 인슐린을 거의 분비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다영 교수는 "1형 당뇨병은 주로 소아, 청소년기에 발병한다고 알려져 '소아당뇨'라는 잘못된 별칭이 붙어 있지만, 전 연령대에 발병하는 질병이므로 적절한 용어는 아니다"라며, "총 당뇨병 환자 중 대한민국에서는 2.3%, 서양에서는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2형 당뇨병은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돼있는 질환이다. 이 교수는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이 기본이 되어 처음에는 췌장이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여 이를 상쇄하지만, 이후에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도 떨어지게 되어 결국 고혈당에 이르게 되는 상태다"라며, "전체 당뇨병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당뇨 전단계'는 공복 혈당이 100~125mg/dL 사이이거나 당화혈색소가 5.7~6.4% 사이인 상태를 말한다. 아직 당뇨병으로 진단하지는 않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진행되고 있어 당뇨병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상태다. 2형 당뇨병은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이다영 교수는 "당뇨병 전단계나 고인슐린혈증이 발견되었다면, 이는 생활습관을 바꿔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